매력적인 캐릭터는 어떤 캐릭터일까요? 드라마 뷰티인사이드의 한세계를 보면 바로 답이 나옵니다. 존재 자체가 매력인 사람. 매력을 인간화 하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을 정도의 매력덩어리 인간. 시상식 장에서 갑자기 변신을 해도 잃어버린 구두가 한정판이라는 사실이라는 것에 울고, 광고가 떨어져도 매니저에게 같이 귀농하자며 농을 걸 수 있는 여자. 자기 욕하는 의사를 만나면 시원하게 울면서 귤을 집어 던지고. 전화로 자기 욕하는 이민기에게는 전화기를 옥상바닥으로 떨어트려버리는 그런 인간. 그런 사람이 바로 한세계 입니다.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매력적인 사람에 대해 꽤 많은 조사를 해보았습니. 그래서 전에 글도 썼었죠. 정신분석학자가 살펴본 매력적인 사람의 5가지 특징인가 그랬습니다. 거기에 이런 대목이 있었습니다. 매력적인 사람은 성숙한 자기방어 기제를 가지고 있다는 대목입니다. 여기서 성숙한 자기방어 기제라는 건 웃음, 승화, 이타주의 이 세가지였습니다. 그렇습니다. 뷰티인사이드 한세계는 이 세가지를 전부 갖추고 있는 사람입니다. 유머러스 하면서, 고통을 새로운 가치로 승화시키고, 남을 도울 줄 아는 사람이죠. 정신분석학자들이 이야기한 매력적인 사람 기준에 딱 맞는 사람이 바로 한세계라는 겁니다. 


우선 한세계는 재미있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작가에 대사빨에 감탄합니다. 그리고 배우 서현진씨의 대사 소화력에 다시 한번 감탄합니다. 어쩜 그렇게 말꼬리를 찰지게 잡는 걸까요. 시작한지 1회만에 명대사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내가 너 때문에 동네 챙피해서 못 살아

내가 그래서 엄마 동네 안 살잖아.”


시상식장에서 도망친 한세계를 전화로 질책하는 엄마에게 하는 말입니다.


또 봐? 그 놈의 데뷔작 안 지겨워?”

넌 아침에 눈 왜 떠? 안 지겨워?”


이번엔 친구에게 하는 말입니다. 어쩜 저렇게 한 마디를 안 집니다. 대사만 보면 얄미울 법도 한데 전혀 밉지가 않습니다. 눈 하나 깜짝 안하고 비난하는 말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저 태도. 기어코 주변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저 태도에서 매력이 아주 쏟아져 나옵니다.


그리고 두 번째. 한세계는 고통에 지지 않습니다. 한세계는 고통을 이겨내고 다른 무언가로 승화시킬 줄 아는 사람이죠. 매달 한 번씩 얼굴이 바뀝니다. 얼굴만 바뀌는 게 아닙니다. 몸도 목소리도 전부 바뀌어서 사람들이 전혀 못 알아 볼 정도입니다. 그래도 한세계는 그 사실에 절망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연기를 하죠. 그리고 그걸 아주 잘해내기까지 합니다. 또 한세계는 1달에 한 번 찾아오는 사람들의 사진을 찍어서 액자에 걸어놓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추모하고 기억합니다. 이 사람들의 얼굴은 오직 나만 기억할 수 있는 얼굴이니까요.


마지막 세 번째. 한세계는 다른 사람을 위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평소에는 안하무인이고 제멋대로긴 해도 누가 위험해 처하면 팔 걷어 부치고 나섭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그럼에도 민폐를 끼치지 않는다는 점이겠지요.


자선 행사장. 한 돈 많은 기부자가 후원 학생의 엉덩이를 만지는 일이 벌어집니다. 명백한 성추행이었죠. 딸 같아서라고 말하는 성추행범. 한세계는 그 장면을 그대로 목격합니다. 그리고 바로 그 자리에서 미친 변태새끼의 엉덩이를 꽉 쥐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 예뻐서요. 아빠 같아서. 아빠한테 보통 안이래요? 내가 아빠가 없어서 모르겠네. 근데 보통 딸 한테도 안 그러지. 진짜 아빠도 조심스러워서 안 만지는데 왜 남의 아빠들이 예쁘다면서 함부로 만져대는지 모르겠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이 모든 것이 전부 1화 내용이라는 겁니다. 뷰티인사이드 1화는 서현진 매력을 압축시켜 담아 놓은 진공팩 같은 느낌입니다. 열기만 하면 서현진의 매력이 새어 나오는, 서현진에게 빠질 수 밖에 없는 그런 드라마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드라마의 내용과 전개는 조금 예측가능한 신데렐라 스토리입니다. 재벌 2세와 톱스타의 만남. 여기에 안면인식장애와 매달 1번씩 얼굴이 바뀌는 여자라는 설정이 더해졌죠. 그래도 뻔한 신데렐라 스토리를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를 계속 보게 만드는 힘은 한세계 캐릭터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매화 감탄하면서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드라마입니다.


Posted by 정준범준


호감이 가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자기소개서를 쓰다가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자기에게 솔직하던 다 거짓말이던 결국 읽는 사람이 호감이 가게 쓰면 쓸수록 유리한 글이 자기소개서니까요. 검색을 해보니 재밌는 글이 있더군요. 정신과 의사가 분석한 호감이 가는 사람들의 특징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 아니라 과학적인 기준에 따라 분류된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적어도 의학적 근거를 갖고 하는 말이니 신뢰도가 확 올라갑니다.


첫 번째 기준은 정체성입니다. 스스로의 가치, 취향, 믿음이 확고한 사람. 안정된 정체성을 가진 사람을 사람들은 좋아한다고 합니다. 자신에게 중요한 대상이 바뀔 때마다 자신의 가치, 취향, 믿음이 흔들리는 사람들. 그러니까 타인의 모든 면을 좋다고 하거나, 모든 면을 싫다고 하거나, 아군, 적군처럼 편 가르기를 잘하는 사람들은 정체성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인 겁니다.


격하게 공감했습니다. 모호하게 생각하던 것들을 분명하게 집어주는 느낌입니다. 역시 학문적 분석이 갖는 명료함이란 참 대단합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람은 좋아하기가 어렵습니다. 자기 줏대가 없어 보여서 그런 걸까요. 그래서 자기소개서 문항들은 끊임없이 묻나 봅니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라는 질문들을 말이죠.


두 번째 기준은 방어기제의 유연성입니다. 사람들은 성숙한 방어기제를 행하는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성숙한 방어기제는 한 개인이 심리적 불안의 원인을 스스로 잘 인식할 때 사용하는 것으로 유머, 승화, 이타주의 등을 말합니다. 반면에 신경증적 방어기제는 심리적 불안을 의식으로부터 멀어지게 하여 느끼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이런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경직된 모습을 보입니다. 원시적 방어기제는 이분법적 사고, 흑백논리, 극단적 이상화 혹은 극단적 평가 절하가 특징입니다.


여기서 정말 무릎을 탁 쳤습니다. 갖고 있던 미스터리가 사르르 풀리는 듯합니다. 자기소개서에 왜들 그렇게 자신의 단점은 무엇이고 이걸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물어보는지 알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나 시련은 찾아 옵니다. 괴로운 일이 생기기 마련이죠. 이때 이걸 자기 발전으로 승화시키는 사람. 그런 사람들을 찾겠다는 강한 의지가 아닐까요?


나머지 기준들은 크게 특별할 것이 없는 기준들이었습니다. 세 번째는 현실 파악 능력이었습니다. 사회적 관계에서 오고 가는 다양한 신호를 읽고 사회적 관습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처하는 능력이죠. 네 번째는 대인관계의 질입니다. 대인관계가 상호적이기보다 이기적이 양상이 많을수록, 관계가 오래 유지되지 못할수록 나쁜 성격의 특징에 가깝다고 합니다. 다섯 번째는 도덕성입니다. 건강한 도덕성은 일관되고 유연하며 가학적이지 않아야 합니다.


머릿속이 온통 자기소개서뿐이라 그런지 글에도 자기소개서 얘기밖에 없네요. 그렇습니다. 저는 지금 자기소개서 생각에 미쳐버릴 것 같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을 이제서야 하다니. 정말 한심하기 이를 데가 없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자소서를 쓸 때마다 통탄스러운 기분이 되어 차마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책으로 멈추면 호감 가지 않는 사람이 될 테죠. 그래서 이 고통을 승화시키는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으니까요. 나는 꽤 괜찮은 사람입니다. 나도 알고 주변 사람도 아는데 고작 인사담당자가 이를 몰라 본 것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근거는 이제부터 만들면 됩니다. 더 멋진 인간이 되고자 합니다. 인간에 대한 이해. 공감. 위로를 주는 방송인. 그게 저의 꿈입니다. 모호한 말이 아닌 경험으로 이를 증명하는 사람이 될 겁니다. 그러니까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멋진 사람이 되어 전부 증명해 보일 테니 말입니다.


칼럼의 링크를 걸어 놓을 테니 관심이 생기신 분들은 직접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학문이 주는 명료함에 감탄하게 됩니다. 정신과 의사분들 만세입니다.  

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8363


Posted by 정준범준


글이란 묘해서 어떤 목적이 앞서거나 읽는 이에게 어떻게 보이고 싶은 욕구가 앞서는 듯 보이는 글은 감흥을 주기 어렵다. 진짜가 아니기 때문이다.


진짜 글은 뭘까요. 자기 얘기를 한다는 것. 그것만큼 어려운 것이 없습니다. 매일 블로그에 내 얘기를 써보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쓰는 글이 전부 진실하거나 감동을 주거나 울림을 주는 글이라는 확신은 없습니다. 정말 하고 싶은 말을 마음 속에 숨기고 겉 핥기로 쓴 글들도 몇몇 있으니까요. 하루에 한 편씩 써야 하니까 습관처럼 쓴 글도 분명히 있습니다. 이건 자기 얘기가 아닌 글들이겠죠. 그러니까 심심하고 재미가 없을 겁니다. 관성처럼 습관처럼 쓰는 글이니까요.


저에겐 자기소개서들이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잘 보이려고 쓰는 글이니까요. 내 경험을 다른 사람들의 기준에 맞춰서 잘 깎고 윤을 내서 한 편의 글로 보여주는 글입니다. 그 회사의 니즈에 맞게 나를 파는 글. 그래서일까요. 솔직해지기가 어렵습니다. 솔직해지려면 내 아픔과 고통까지 전부 보여야 하는 데 그건 하나도 매력적 이지가 않아요. 자꾸 중언부언 거짓말을 늘어놓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심심하고 재미없어집니다. 재미있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하면 더 재미없어지는 것 처럼 말입니다.


그렇다면 진짜 글은 무엇일까요? 내가 지금까지 읽었던 글 중에 가장 진짜로 느꼈던 글은 어떤 글이 있었을까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책은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라는 책입니다. 미국의 위대한 스릴러 작가 스티븐 킹이 어떻게 글 쓰기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쓴 책입니다. 책을 읽고 쓰면서 신이 난 스티븐 킹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어떻게 느낄지는 신경 쓰지 않고 자기가 신이 나서 쓴 글. 그런 글에는 힘이 담겨 있습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힘 말이죠.  그런 글이 진짜 글이 아닐까요?


자기소개서를 신이 나서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나는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이런 사람이면서 저런 사람이기도 하다. 솔직하게 미주알고주알 늘어놓을 수 있는 사람 말입니다. 그런 삶의 살아왔나 하면 그건 또 아니지만 그래도 뭐라도 하나쯤은 있을 겁니다. 나에게도 내세울만한 점, 내세울만한 경험. 그런 게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요?


아닙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건 좋지 않아요. 그래도 할 수 있을 겁니다. 자기소개서에 넣을 만한 경험 정도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중요한건 애티튜드라고 했습니다. 그 경험을 대하는 나의 애티튜드. 나 스스로를 대하는 나의 애티튜드. 나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나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 그 애티튜드가 묻어나면서 글이 비굴해지고 재미가 없어지는 거라고 누군가 말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믿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정도 고민 했으면, 읽는 사람은 당연히 나를 사랑할거야. 이 정도 느낌이 들 정도의 자기소개서. 그런 자소서를 쓰고 싶습니다.


쓸 수 있습니다. 꼭 자기소개서를 쓰기 위함이 아니라. 나를 사랑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긍정하는 과정. 어떤 얘기를 하던 신이 나서 할 수 있는 사람. 신이 나서 만들고 신이 나서 쓰고, 신이 나서 무언가를 하는 건 정말 중요합니다. 이게 맘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 노력은 해볼 수 있는 거니까요. 뭐든지 즐겁게 웃으면서, 신나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 말은 쉽지만 행동으로는 그 무엇보다도 어려운 것들입니다.


Posted by 정준범준